독서를 즐기기 시작한 후에 서점, 책방, 도서관을 찾아다니는 것이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그리고 갔다하면 꼭 책 한 권 이상을 사오거나 빌려오는 습관이 생겼다. 그러던 어는 날 나는 결국 친구의 집에서까지 책을 들고 나오게 되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면도날' 기대 이상이였다.
'면도날' 표지에 대한 생각
친구의 방에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여러권 보았다.
그 중에서도 '면도날'이라는 책에 눈이갔고 친구 또한 여러 권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잠시 동안 그 책을 들여다보다가 무심코 물었다.
"근데 왜 제목이 면도날이야? 좀 무섭다 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지는 심플한 제목과 하나의 사진으로 꾸려져 있다. 출판사쪽의 정확한 의도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책의 표지를 보고 책을 선택하기도 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면도날'이라는 책 표지로 선택한 저 사진, 분명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단순한 제목과 사진만으로도 책 내용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가 당장이라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에 친구에게 빌려왔지만 나는 하루만에 서점에가서 책을 구매했다.
내가 이해한 '면도날'의 줄거리
다 읽고 나서 앞서 말한 표지의 사진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생각에 잠긴 한 남자가 이 소설 속의 주인공 '래리'같아 보였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 그리고 사회 생활을 열심히하고 있는 중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재미있었던 것은 등장인물 모두가 삶에서 중시하는 것이 달랐다.
생각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스토리텔링으로 아주 자세히 풀어놓은 책이였다. 실제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 인물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그 관계를 위해서 갖추어야 하는 부와 명성을 중시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인물은 돈에 관심이 없으며 안정된? 삶보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한다. 하지만 묘하게도 이들의 관계는 책 후반부까지 계속 이어진다.
작가가 말했듯이 딱히 무언가 속시원하게 해결된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어낸 성공담이 모여있는 내용이였다.
기억하고 싶었던 구절
이사벨과 래리는 서로에게 끌리는 것은 확신했지만 서로 삶에 대한 방향이 달랐고, 결국 헤어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는 것, 새삼 지금 나의 상황이 감사하게 느껴졌다."사랑에 빠져 있을 때 이런저런 상황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지독하게 괴로워하면서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것처럼 생각해. 하지만 바다가 얼마나 유용한지 알면 놀라게 될걸."
"사랑은 항해에 서투르기 때문에 바다에 나서면 약해지지. 이사벨과 래리 사이에 대서양이 놓이게 되면, 배를 타기 전에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은 아픔도 실은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지 깨닫게 될 거야."
p.459"똑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순 없어요.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니까. 하지만 다른 강물에 들어가도 그것 역시 시원하고 상쾌한 건 틀림없어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나 순간순간 변하고 있는 것들 속에서 기쁨을 찾아낸다면 영원한 것 처럼 느낄 수는 있겠지???????
읽고난 후의 생각
읽는내내 참 묘했다. 등장 인물 모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사람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했던 엘리엇도, 화려한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이사벨도, 남편이 죽고 약과 술에 빠져있는 소피까지도 이해할 수 있었다. 다 각자의 사연이 있었고 이유가 있었다. 각자 자기가 선택한 삶의 방식을 활용해 자기가 생각하기에 잘 사는?인생을 살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책 속에 등장했던 인물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주변 지인이 자연스레 떠올랐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다.
(단지 엘리엇이 끊임없이 래리를 불쌍히 여기는 것은 읽는 내내 거슬렸다...)
래리의 고뇌의 결과를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평온하게 욕심 없이 살고싶어하는 마음만은 너무나 와닿았던 부분이다.
추천하고 싶은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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